9주간의 대장정.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1라운드는 무관중 경기, 2라운드는 숙소에서 인터넷 경기로 진행되어서 약간 흥이 안났던 시즌이었습니다.
진짜 당초 예상이 이렇게 박살난 시즌이 있었을까요?
나름 선전하리라 생각했던 담원과 샌박은 체면을 구겼고 불안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DRX와 T1이 상위권에 안착했죠.
하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중간은 갈거라 생각했던 그리핀이 최악의 폼을 보여주었고 당초 하위권이라 생각되던 KT와 APK가 예상외의 약진을 보였습니다.
젠지는 지난 주 한화에게 맞아서 불안했지만 결국 난적 KT를 상대로 2:1로 승리하면서 14승 4패 +18로 당당히 1위로 결승전에 직행합니다.
물론 KT전이 젠지가 잘했다기보다는 상대가 뇌절했기에 폼이 흔들리고 점점 떨어진다는 단점은 그대로였습니다.
클리드는 무리한 갱킹을 시도하면서 무위에 그치거나 오히려 말아먹는 경우도 있었고, 룰러의 포지셔닝 역시 위태로웠습니다.
결승 직행으로 최소 2위는 달성했지만 밑에 있는 4팀 모두 현재의 젠지보다는 경기력이 높다는 평가가 다수입니다.
물론 결승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만큼 주어진 시간은 가장 많습니다.
해당 시간동안 본인들의 폼을 점검하면서 1라운드 시절 보여준 1황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면 우승도 꿈이 아닙니다.
LCK보다 롤드컵 우승 횟수가 더 많은 기묘한 팀 젠지인데요. 14년 삼성 블루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LCK 결승이니만큼 우승을 노리고 싶을겁니다.
T1은 1라운드 마지막에 자신들에게 빅엿을 먹은 아프리카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면서 14승 4패 +16으로 2위에 안착했습니다.
기존 2위였던 DRX가 APK에게 세트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으로 2위로 올랐습니다.
젠지와 마찬가지로 최근 폼이 흔들린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시간을 벌어준 APK에게 감사하면서 젠지와 마찬가지로 점검의 기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리그에서만 보면 T1은 젠지와 DRX에게 전승을 거뒀지만 2라운드 KT와 담원에게 일격을 맞은 만큼 3위 마감이었다면 불안한 위치였습니다.
상대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젠지와 DRX에게 상대전적이 앞서고 2라운드 들어서 기세가 심상찮은 KT와 담원은 DRX라는 방파제가 있는 만큼 상당히 편해졌습니다.
DRX와 마찬가지로 배우는 시즌이 되리라 생각했었던 2020 스프링 시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까요
DRX는 APK를 2:1로 이겨서 14승 4패 +16으로 3위로 다시 내려갔습니다. 승자승 원칙에 의거해 상대전적이 T1보다 밀려서 내려갔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플레이오프의 경우에는 기존에는 상위권으로 갈수록 폼이 좋은 팀들이 있어서 밑에서 올라오는 팀은 상대적으로 쉬운 경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시즌은 1,2위가 흔들리고 4,5위의 KT와 담원의 폼이 절정이라서 DRX입장에서는 첫 경기부터 만만찮은 상대가 될 것이라는게 악재입니다.
2:0으로 이겨서 2위로 시작했다면 와카 승리팀이 T1전에서 카드를 쓰는걸 보고 대처했을건데 오히려 본인들이 시험대로 전락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흔들리는 T1과 젠지에 비해서 DRX는 운영이 안정화되고 폼도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호재입니다.
다만 우승을 향해서는 T1을 꺾어야 하는데 T1과의 절망적인 상대전적이 조금 많이 무섭습니다.
맞으면서 배운다는 씨맥 감독사단이 과연 리그에서의 상대적 열세를 극복하고 결승전에 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KT는 5연패까지만 해도 답이 없어 보였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각성하면서 꼴찌에서 4위까지 올라오는 기적을 보여줬습니다. 마지막 젠지전에서 아쉬운 뇌절로 2:1 패배하면서 10승 8패 +2로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언급했든 오히려 전성기의 젠지가 생각날만큼 젠지식 운영을 선보였고 그게 본가인 젠지 상대로도 통했습니다.
그러나 KT의 고질병인 바론앞 대퍼타임이 터지면서 씁쓸한 패배를 당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약점으로 손꼽혔지만 어느새 펜타킬까지 따내면서 절정의 폼에 다다른 소환, 베테랑 쿠로와 투신, 그리고 엄청난 포텐을 보여주는 에이밍과 보노까지 절대로 얕볼 수 없는 팀이 되었습니다.
대퍼타임은 있을지라도 폼은 꾸준히 안정적인 KT인데, 처음 상대가 기복의 결정체 담원게이밍인만큼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 같습니다.
담원 게이밍은 당초 예상보다는 낮은 5위로 마감했습니다. 샌드박스전을 2:1로 승리하면서 9승 9패 +1로 딱 50%의 승률을 이룩했습니다.
계속 언급할 수 밖에 없지만 2라운드 들어서 고스트의 영입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면서 바텀이 살아났고 그 결과 캐리롤을 수행하던 너구리의 부담이 덜어졌죠.
쌍두마차였던 너구리 - 쇼메가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원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팀 전반적인 뇌절과 기복입니다.
잘할때는 T1을 압도적으로 셧아웃시키고 DRX와 초난타전을 펼쳤던 담원이지만 못할때는 꼴찌 그리핀에게 아무것도 못하고 2:0으로 쳐맞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복의 담원이 상대할 첫 상대는 탄탄한 안정감의 KT입니다.
남은 모든 경기를 본인들의 고점을 터트리면서 좋은 경기를 치르기를 바랍니다.
아프리카 프릭스 T1에게 2:0 패배하면서 7승 11패 -8로 마무리했습니다. 1라운드에서 6승을 거뒀기 때문에 망정이지 2라운드에서는 1승만 거두는 그리핀이나 샌박보다 초라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오랜 미드라이너의 부진 끝에 결국 기인의 폼이 무너졌고, 원딜 미스틱마저 개인사정까지 겹치면서 급격히 기량이 감소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겨우 올인이 분투했지만 이를 뒤집을 수 없었고 결국 시즌 초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아프리카는 이렇게 멈추고 말았습니다.
아프리카의 용병술이 매우 아쉬웠던게 플라이가 오랫동안 부진할때, 그리고 2라운드 미스틱이 가정사로 힘들어할때 교체 기용을 해주면서 전체적인 부담을 덜었어야 하는데 서브 선수들의 역량부족이 원인인지 그러지 못하고 무너지는 선수들이 계속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는 점입니다.
6위 아프리카부터 8위 한화까지는 썸머 시즌 전까지 경기가 없습니다.
가장 멘탈이 안좋은 아프리카 선수들이 빈 시간동안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 썸머 시즌에 다시 제 기량을 선보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APK프린스. 꼴찌후보였던 팀이 6승 12패 -9로 나름 선방하며 롤챔스 잔류로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경기인 DRX에서도 패배했지만 세트패배를 안겨주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번 시즌에서 팬들에게 가장 눈도장을 많이 받은 팀이 아닐까 싶은 만큼 APK에 대한 팬들의 평가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익수 원맨팀에서 각성하면서 연비좌가 되어버린 하이브리드가 엄청난 모습을 보여준 것이 APK의 약진의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미드라이너 커버 선수. 미드의 캐리력이 낮기 때문에 타 팀과의 대결에서 체급 차이가 커 보입니다.
팀 전반적으로도 난전에서의 교전력은 뛰어나지만 반대로 바꿔말하면 운영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고 막상 난타전을 좋아하는 상위권 팀들에게도 한방을 먹이지만 두방을 얻어맞으며 최종적으로 매치패배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전능력만 뛰어난 신인팀들은 첫 시즌은 의외로 선전하나 파훼법이 발견된 두번째부터는 급격히 무너지는 전례가 많았기에 APK도 썸머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층 더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그리핀에게 2:0 패배를 당하면서 6승 11패 -11로 승강전을 겨우 벗어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강등권은 모면했지만 결코 다행인 상황이 아닌것이 투자 대비 효율이 굉장히 낮습니다.
이팀이 받은 투자를 생각해보면 최소 핫식스고 플옵 진출이 당연했었는데 매우 안타깝습니다.
특히 고점이 매우 뛰어났고 킹슬레이어라고 불릴만큼 1~3위를 한번씩 따내는 모습은 대단했지만 그 폼이 꾸준히 유지가 되지 않으면서 처참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상체인 큐베 - 하루 - 템트는 고점일때는 확실히 대단했으나 대부분 애매한 모습이었고 원딜은 제니트, 비스타, 라바 중 끝까지 특출난 1명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손대영 - 노페라는 명장 감코를 데려왔음에도 운영적으로도 시즌 초를 제외하면 이도저도 아닌 모습을 보였습니다.
썸머시즌까지의 짧은 기간동안 반등시킬 수 있을까요?
샌드박스 게이밍. 마지막 담원과의 대결에서 2:1로 패배하면서 결국 5승 13패 -12로 승강전으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담원과의 1세트에서 승리하면서 승강전 탈출이 보였는데, 11연패중인 리신을 선택하면서 스스로 승리를 반납하는 최악의 모습을 마지막에 보여주었죠.
담원도 그랬지만 샌박 역시 작년에 좋은 결과를 보였던 선수들이 잔류했는데 이렇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습니다.
원딜을 강화했다는 평가였지만 그 고스트가 담원에서 본인들을 밀어서 떨어뜨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글쎄? 하는 의문도 듭니다.
밴픽도, 운영도, 교전능력도 특출한 점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서브였던 페이트와 레오가 좋은 모습도 보여줬기에 승강전은 어떻게든 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핀. 누가 이팀이 이렇게 될지 알았을까요? 뒤늦게나마 한화를 2:0으로 잡아먹었지만 결국 5승 13패 -13으로 리그 꼴찌가 되었습니다.
소드 - 타잔 - 유칼 - 바이퍼 등 쟁쟁한 선수들이 모여서 아무리 못해도 중위권을 예상했지만 엄청나게 처참한 성적을 거두었지요.
유칼 선수의 폼이 너무 늦게 올라왔고 탑은 소드 - 운타라 - 호야가 있지만 큰 차이가 없는 도찐개찐 트리오였습니다.
서포터 아이로브 선수는 작년 눈꽃 선수가 생각날만큼 최악의 폼을 유지하면서 팀이 분전할때도 발목을 붙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스틸에잇의 경영권 지분 매각이라는 외적 악재도 있는 만큼 총체적 난국인데, 과연 이 팀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혜성같이 등장해서 리그에 파란을 불어온 그리핀이 이렇게 초라하게 몰락하고 끝날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