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원을 개원하러 가는 중 불의의 사고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닥터 블랙아웃.
인근의 폐허를 베이스로 발전하면서 동료를 한 명 잃었지만, 이어서 두 명의 새로운 동료를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전투에 재능이 있고 작물을 기르는 능력치가 높은 여성 밴자민은 불안장애가 있고 면역력은 약하지만 강인한 의지와 몸을 지닌 전사로써 긴급시에는 전투원으로, 이외에는 작물 담당으로서 블랙아웃의 짐을 덜어주었다.
두번째 아차쿠트는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조리,조련,제작,예술 모든것에 재주가 있어서 유일한 남성임에도 살림꾼 노릇을 도맡았다.
처음은 적으로 만났지만 이제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동료가 된 세명.
과연 이 정착지와 동료들은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사막의 황폐화가 진행되면서 야생동물이 정착지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러나 겨울이 절반정도 지났을 무렵, 집 근처에서 들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전에 확인한 야생 드라고니아 종족이 기지 근처의 무화과나무에 손을 뻗고 있었다.
블랙아웃과 밴자민은 야인을 설득하지 못했지만, 아차쿠트가 자신있게 나갔고 보란듯이 단번에 드래고니아 여인을 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식량이 부족하니 정착지와 손을 잡는게 낫다는 판단이었을까?
재주는 부족하지만 드래고니아 종족 자체가 매우 강인한 전사들이라 힘을 쓰는 일에는 누구보다 강력했다.
동료가 늘었고, 어느정도 정착지가 안정되자 아차쿠트의 제안으로 파티가 개최되었다.
아직까지는 보잘것없는 식사였지만 간만에 긴장을 풀며 마음껏 먹고 마시는 정착민들.
야생동물이 발전기를 통해서 밭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하자 울타리로 발전소 출입을 막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식량을 양산할 생각이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식물들을 먹게할 수 없었다.
서쪽부근에 페라리스크라는 거대 거미가 자리를 잡았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이 행성에는 종종 출몰하는 거미인데 짐승이나 사람을 습격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생물이라고 한다.
여행자의 말로는 일반적인 페라리스크보다 거대하며 배가 부푼것을 보아서 산란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부화한다면 이 근방의 동물들은 씨가 마를것이고, 다음 목표는 정착지가 될 것이 자명하기에 선수를 치려는 블랙아웃 일행.
블랙아웃의 저격총, 밴자민의 수류탄이 불을 뿜었으나, 거대한 거미는 화염속을 뚫고 다가갔다.
그러나 상대하는 브라이스는 보통 사람이 아닌 드래고니아.
창을 휘둘러서 거미의 복부를 관통하자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페라리스크는 숨을 거둔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큰 부상을 입었겠지만, 생각보다 상처가 얕은 브라이스.
병석 속에서도 자신만만한 웃음을 짓는 브라이스에게 정착민들은 든든함을 느꼈다.
정착민이 4명이지만 밴자민과 브라이스는 작업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아차쿠트는 음식생산만으로 벅차기 때문에 연구는 아직도 블랙아웃 혼자서 진행하고 있다. 예전 혼자서 할 때보다는 매우 편해졌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일손이 부족한 것이 사실.
앞으로 한명 정도 의료와 연구에 탈월한 정착민만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블랙아웃.
서쪽의 페라리스크를 물리치기가 무섭게 동쪽에서 다시 검은 둥지가 습격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블랙아웃 혼자서 저지한적이 있었고, 규모도 이전보다 적었다.
아차쿠트의 말로는 검은 둥지의 벌레들은 일반 벌레들보다 강하고 원거리 공격도 할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한 곤충들이라고 했다.
그때도 확실히 아슬아슬하게 발리스타가 완성되서 막았다.
하지만 지금은 믿음직한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는 상황.
브라이스가 적을 유한하는동안, 밴자민이 발리스타를 조종하고 블랙아웃은 저격총을 쏘았다.
아무 손실 없이 정착지를 지켜내는데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종종 습격이 올 것이다.
연달아서 습격자가 공격해왔다.
지금까지의 적들은 백병전무기, 혹은 좋게 쳐줘도 활이었으나, 이번 적은 총으로 무장한 적이었다.
그러나 모래 주머니 뒤에서 응사하는 블랙아웃과 달리 숨을 곳이 없던 습격자는 변변한 피해를 주지 못하고 쓰러졌다.
겨울 막바지.
인근의 해드오움 민주 합의제의 마법왕이 회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우호적이진 않지만 큰 충돌도 없었기에 블랙아웃 혼자서 총만 짊어지고 떠나기로 했다.
브라이스나 밴자민이 호위를 지원했지만 정착지도 앞으로 바빠질테니 모두 맡겨도고 닥터 블랙아웃 혼자서 선행했다.
감자 수확이 끝나고 이제는 옥수수를 심는다.
쌀이나 감자에 비해서 재배기간이 길지만 그만큼 수량이 많은 옥수수.
조금 질리겠지만 투정을 부릴때가 아니다.
블랙아웃이 떠나자마자 기회를 노린 듯 습격자가 쳐들어왔다.
활로 무장한 습격자가 키우던 코끼리를 공격하는 틈을 타서 돌진한 브라이스가 순식간에 사망시켰다.
아쉽게 회담은 결렬되었으나, 큰 충돌 없이 원활이 마무리되었고 블랙아웃은 무사히 정착지로 돌아왔다.
목재가 계속 부족하자 자투리 공간에 선인장을 더 심기로 한 일행.
그리고 오랜 기간 숙원이었던 중앙의 비옥한 토지에 울타리를 쳐서 작물을 재배할 준비를 모두 갖추었다.
그러나 기지가 넓어진다는 것은 수비범위가 늘어나게 되고, 사람이 더 필요해지기 마련.
그러나 텅 빈 3개의 폐허에서 시작해서 동료가 늘어나고 기지 구색을 점점 갖추는 정착지.
앞날은 아직도 험하지만 동료들을 믿고 끊임없이 지구를 확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