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닥터 블랙아웃.
근처 폐가를 정착지로 삼아 발전해나가나 처음 만난 동료와의 이별, 그리고 새로운 동료들과의 만남으로 정착지와 함께 성숙해지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근처를 배회하던 드래고니아 여성 브라이스마저 합류해서 어느새 4명으로 시끌벅적해진 정착지.
그러나 사막은 점점 황폐해지고, 야생동물들까지 점점 서로를 잡아먹는 아비규환의 생태계.
과연 일행은 농업으로 식량난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겨울이 지나고 다시금 봄이 찾아와서 시간이 어느정도 흘렀을 무렵, 정말로 간만에 난민요청이 들어왔다.
지금까지는 하자가 있는 난민들이었고, 정착지의 방어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서 포기한적이 많았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모두가 무기를 들고 두팔벌려서 난민을 환영했다.
새로 합류한 리아 켈티.
인간이 아니라 페리안이라는 여우 종족으로써, 사람의 몸에 꼬리와 귀만 여우였던 쿠린과 달리 2족보행하는 여우같이 생긴 종족이었다.
리아를 쫓는 습격자는 단 둘.
멋있는 갑주를 입은 군인과 그를 따르는 어린 농노.
하지만 총기 2정과 발리스타가 있는 블랙아웃의 정착지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발리스타 한방에 농노가 쓰러지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쉽게 도망가는 적.
물리치는 건 쉬웠지만 이번 사건으로 밝혀진 사실은 울타리가 시야를 방해해서 울타리 너머로 사격이 안된다는 점이었다.
일단 적의 농노가 입던 갑옷을 노획해서 창고로 옮겼다.
새로 합류한 리아는 밴자민과 마찬가지로 원예요원으로 임명되었다. 점점 밭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밴자민과 블랙아웃 두 명으로도 감당할 수 없었는데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포섭중이던 연구림 겟코도 합류하였다.
다만 색골등 정착민과 마주칠때마다 안좋은 트레딧을 달고 있었기 때문에 별채를 지어주고 연구대를 주어서 식사와 씻기 이외에는 나오지 못하도록 배정했다.
인원이 늘자 지금까지의 풍력발전 + 바람안불면 자연냉방으로 버티는 방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목재 발전기를 사용해서 계속 온도조절을 시작하기로 했다.
별채 2명은 아직까지 자연냉방기로 버텨야한다.
지금까지의 전투경험을 소화한 브라이스가 한층 더 강해졌다.
이제 그녀의 피부는 지금까지보다 더 단단해질 것이고 적의 공격을 쉽게 막아낼 것이다.
트럼보라고 하는 거대 생명체가 기지 근처에 나타났다.
단단한 트럼보의 가죽은 방어구로 만들면 가죽이라 생각되지 않는 방어력을 지녔다고 한다.
드래고니아라는 종족 특성상 인간의 옷을 입을 수 없고, 적과 가장 근접해서 싸워야하는 브라이스에게 트럼보의 모피로 만든 옷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아차쿠트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만드는 드레스.
옷을 받고 기분이 날아오르는 브라이스는 한층 더 열심히 일을 돕는다.
기름진 토양에서 대량으로 쏟아나오는 쌀.
일행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었다.
봄이 끝나갈때. 경사가 일어났다.
리아가 아차쿠트에게 호감을 표시했고, 아차쿠트도 이를 받아들였다.
정착지의 첫 커플이면서, 종족의 벽을 뛰어넘은 사랑이었다.
경사속에 냉동실과 창고가 신설되었다.
지금까지 너저분한 거실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매우 깔끔해진 정착지.
리아와 아차쿠트 커플을 위해서 더블 침대를 지어준 블랙아웃.
다가올 초여름에 리아와 아차쿠트의 데이트 일정이 잡혔다.
정착민들은 모두 축하해줬고 2분기 2일 당일에는 큰 일이 없는 한 둘다 작업에서 빠질 것이다.
온갖 고난끝에 드디어 정착지에 희망이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