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과 한화생명
그리고 젠지와 T1의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설마 둘다 3:0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담원 VS 한화
일단 정배는 담원이었고 모든 해설진과 관계자들도 담원의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한때는 쵸비가 쇼메이커의 상성이었으나 담원 각성 이후에는 정 반대가 되었고 쵸비는 계속 쇼메이커에게 막히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한화생명의 모든 라인이 담원보다 밀리는데, 한화의 전가의 보도 미드조차 담원보다 압도적인게 아니니 한화가 불리해 보였습니다.
특히 한화는 농심전 풀세트까지 가면서 기량이 정상이 아님이 다 드러났습니다.
1세트는 한화가 탑 룰루와 미드 라이즈라는 특이한 픽을 선택했습니다.
(담원 : 나르 우디르 빅토르 징크스 탐켄치 / 한화 : 룰루 올라프 라이즈 트리스타나 렐)
초반 라인 주도권은 분명 룰루가 쥐는데 성공했으나 거기까지. 이후 사이드 주도권은 담원의 나르가 가져갈 수 밖에 없었고 룰루의 포텐도 점점 내려갔죠.
미드 라이즈 궁을 이용해서 렐이 멋진 이니시를 열었으나 딱 한 번. 그 이후에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바텀의 폼도 상당히 좋지 않아서 원사이드한 경기였습니다.
2세트는 농심전에서 활약했던 아서가 등판하게 됩니다.
(한화 : 그라가스 볼리베어 사일러스 징크스 렐 / 담원 : 사이온 그레이브즈 세라핀 이즈리얼 브라움)
솔직히 무난한 픽이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한화의 정글 볼리베어?
초반에 킬을 한화가 많이 따내며 쵸비의 사일러스가 4킬을 먹으면서 담원이 힘들어보일 지경까지 갔었습니다.
담원이 굳건히 버티자 아서는 캐니언과 성장차이가 벌어지고 쵸비 역시 집중력이 박살나면서 담원이 뒤집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경기는 세라핀 픽의 중요성이 드러났다고 봅니다.
일단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 한화의 최고 캐리인 쵸비가 세라핀을 한다면 분명 손해일거고, 쵸비 자체도 AP메이지 숙련도에서 단점을 많이 노출했기 때문에 한화가 세라핀을 기피했습니다.
반면 담원은 쇼메이커가 세라핀을 해도 다른 쪽에서 캐리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세라핀을 부담없이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세라핀의 유지력으로 버티고 역전이 나왔기 때문에 한화 입장에서는 초반의 압도적인 상황에서 굴리지 못한게 뼈아팠네요,
3세트는 담원에서 초가스 서폿이라는 깜짝픽이 나왔습니다.
(담원 : 갱플랭크, 우디르, 조이, 세나, 초가스 / 한화 : 그라가스 올라프 빅토르 이즈리얼 레오나)
작년에는 초반부터 굴려나가던 담원이었으나 최근에는 분명히 후반 위주의 조합을 선택합니다.
이번에는 세나를 선택하면서 후반을 도모했는데요. 단식세나와 초가스서폿이라 초가스가 엄청 성장했고 결과적으로 든든한 앞라인이 되었습니다.
쇼메이커 조이의 드래곤 스틸부터 계속 주도권을 잡고 흔들었으며 CC기 한번이 들어가면 녹아내렸습니다.
특히 쵸비의 빅토르만 노렸던 베릴의 초가스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한화생명의 쵸비 의존도를 꿰뚫어보고 제대로 노린 담원의 승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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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쵸비 1인캐리였던 한화를 담원이 잘 틀어막으면서 3:0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한화생명이 메타와 떨어져 있더라도 1라운드처럼 요네같은걸 쥐어주고 칼을 흔들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쵸비의 캐리가 먹힌다면 한화가 유리했으나 흔들리는 한화와 쵸비는 담원의 벽을 넘지 못횄네요.
분명 초반주도권을 쥐었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선수간의 능력치 차이가 극심했기에 담원의 승리로 자연스럽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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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VS T1
개인적으로 젠지가 조금 더 체급이 높아 보였지만 2라운드 두 팀의 경기, 최근 폼과 기세를 보면 T1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T1이 정배가 되었고 정노철을 제외한 관계자들이 T1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전제의 페이커, 그 페이커를 두번이나 다전제(17롤드컵결승, 20선발전)에서 3:0으로 꺾은 룰러의 매치였습니다.
젠지는 시즌 초 흔들리던 클리드, 비디디의 폼이 돌아오자마자 라스칼이 흔들리면서 비상이 발생했습니다.
T1역시 시즌 초 흔들리던 베테랑들이 오랜 휴식 끝에 절정의 폼을 보여주며 파죽지세로 상위팀을 꺾으며 진출했었죠.
1세트는 눕는걸 좋아하는 두 팀이 각자 좋아하는 픽을 선택했습니다.
(T1 : 그라가스 올라프 빅토르 아펠리오스 쓰레쉬 / 젠지 : 오른 우디르 오리아나 징크스 탐켄치)
함께 누웠으나 젠지가 조금씩 킬과 오브젝트를 따내며 주도권을 쥐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T1은 눕는 조합임에도 무언가 시도를 해야 하게 되었는데, 젠지가 엄청나게 운영을 가다듬었는지 기존의 뇌절이 터지지 않으면서 T1이 받아먹지 못하고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영혼을 주고 바론을 치려던 T1이 그대로 쓸려나가고 스무스하게 노데스 승리로 젠지가 1세트를 쥐었습니다.
이번 시즌 들어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던 젠지였으나 이번 경기에서는 작년으로 돌아가 전성기 원딜캐리로 힘을 실었고 제대로 먹혔습니다.
2세트들어서 T1이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젠지 : 사이온 그레이브즈 신드라 칼리스타 세트 / T1 제이스 니달리 조이 세나 탐켄치)
체급차이를 인정하고 눕지 않고 포킹조합을 선택한 T1과 무난한 조합에 간만에 라이프의 세트를 픽한 젠지였습니다.
젠지는 사이온을 주고 초가스로 카운터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나 사이온 연습도 해왔음을 증명했네요.
초반에 킬을 내줬으나 용과 전령을 젠지가 먹어서 기묘해졌습니다. 그러나 중반 포킹으로 한번 젠지를 몰아냈을때를 제외하면 오히려 본격적인 이니시가 없어서 도망가는 젠지를 처리하지 못하게 된 T1이 사이온 궁으로 이니시를 열 수 있었던 젠지에 비해 불리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포킹없는 꽝 한타 역시 신드라와 칼리스타가 있는 젠지가 유리했고 결국 젠지의 굳건한 운영에 조급해진 T1의 틈을 잡으며 젠지가 승리했습니다.
T1이 의도한 포킹조합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세라핀이 밴되자 조이밖에 할게없던 페이커 + 사이온 카운터를 위해 제이스만 준비해온 칸나라는 두 명의 챔프폭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되네요.
3세트도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T1 : 제이스 우디르 조이 사미라 렐 / 젠지 : 사이온 올라프 신드라 칼리스타 알리스타)
2세트와 비슷하게 세라핀되니 할게없던 페이커가 조이를, 사이온을 카운터치기 위해 칸나가 제이스를 선택했고
달라진게 없기 때문에 젠지도 똑같은 사이온, 신드라로 응수하게 되었습니다.
이니시 수단, 꽝 한타시의 약한 딜이었던 저번판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사미라, 렐을 가져갔네요.
올라프 탑갱이 실패하고 우디르가 올라프를 잡아먹으며 T1이 웃었으나
철벽의 라스칼 모드가 터지며 이후 제이스 우디르의 갱킹에서 1:1교환이 일어나며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페이커가 집을 가던 BDD에게 수면방울, 통통별을 박으려다가 되려 반격에 폭사하면서 젠지가 다시 주도권을 쥐었고
결국 이후 젠지의 집중력있는 운영에 T1이 반격한번 못하며 무너져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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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은 베테랑 5인 모두 젠지의 5인보다 낮은 체급을 보여주고 무난하게 쓰러졌습니다.
오히려 범인지목받던 칸나는 제이스로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고 믿을맨 페이커 테디가 비디디 룰러에게 짓밟힌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젠지도 시즌 중반 이후 챔프폭때문에 발목이 붙잡혔는데 T1이 그대로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커의 조이는 무언가를 시도할때마다 비디디의 신드라에게 커트당하며 무너졌고 테디도 시즌 전 유명한 플라잉 사미라를 꺼냈음에도 룰러의 칼리스타에게 쓰러지며 왜 칼리스타가 젠지전 필밴챔프인지 다시금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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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결승은 예상대로 담원과 젠지의 대결.
2012 MVP시절부터 LCK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젠지.
그리고 그리핀 등장 이후 새로운 시대 중 가장 강력한 담원의 맞대결입니다.
두 팀 모두 높은 체급, 초반보다 후반 지향적, 한타가 강력한 팀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젠지는 고점은 담원보다 높으나 기존의 쓰로잉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많았는데 상당히 개선한 것처럼 보이네요.
담원은 최고점 자체는 젠지보다 낮지만 기복이 심한 젠지에 비해 고점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두팀 모두 매치 5:5 세트 13:13 동률의 승률이라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쵸비, T1이라는 상성을 극복한 젠지가 엄대엄 담원을 잡아먹고 구삼성 이후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느냐
아니면 정규시즌 절대포스를 보여준 담원이 강력한 도전자 젠지를 짓밟고 디펜딩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주느냐
기대되는 대결이 펼쳐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