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섬머 아주부 프로스트가 롤챔스 서머 우승컵을 들어올릴때부터 LCK를 본 팬의 입장에서
새로운 팀이 올라오면서 새로운 피가 리그에 수혈이 되는건 언제나 신선하고 반갑지만
거꾸로 말하면 오랫동안 챔스에 있었던 익숙한 팀과 이별하게 되는 것 입니다.
한화생명... 구 ROX팀 시절 SKT, KT와 3강체재를 이뤘던 전성기부터, 구락 맴버가 다 나가고 매번 포시 앞에서 미끄러지며 핫식스를 지키다가 추락했고
진에어... 더블팀 창단부터 시작해서 한때는 플옵까지 진출한 고춧가루팀. 늪롤의 명가가 패배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리고 한때는 CJ와 진에어에서 포시경쟁을 하던 강현종 감독과 한상용 감독은 승강전 단두대에서 오랜 라이벌이자 친구의 목을 베어야 하게 되었습니다.
둘중 하나는 추락하고 하나는 살아남는 단두대 매치. 밴픽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지난 APK와 다이나믹스와의 경기를 보면 밴픽 자체는 진에어가 더 나았다고 봅니다.
두 팀을 비교해보면 한화는 전 라인이 강합니다. 미드 템트는 무력만이라면 상위권 미드에도 꿇리지 않고 바텀 역시 최근의 상승세가 무시무시합니다.
진에어는 전형적인 바텀팀입니다. 루트와 켈린에게 모든걸 의지하지만 옛날 테디와는 달리 루트는 혼자서 모두를 이끌 능력은 없기에 팀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즉 진에어는 바텀몰빵팀인데 그 바텀마저 한화와 비등비등합니다.
챌코팀들을 어떻게든 잡아내야 했던게 챌코팀 2팀이 바텀이 약해서 진에어에게 기회가 있었던겁니다.
그러나 한화생명에겐 통하지 않죠.
한화는 진에어의 바텀만 틀어막으면 알아서 유리해지는 반면
진에어는 어딜 막아야 할지 모를겁니다. 장단이 뚜렷했던 챌코팀과 달리 한화는 밸런스형 팀이니까요.
한화가 블루사이드, 진에어가 레드 사이드입니다.
한화는 1~3밴 카르마 볼리베어 사일러스 밴
진에어는 자야, 올라프, 아칼리밴.
진에어는 무난한 OP밴, 한화는 바텀캐리를 억제하는 밴입니다.
유미가 풀렸으니 한화가 1픽으로 유미.
진에어는 그라가스와 루시안을 가져가고
한화 2,3픽은 이즈리얼과 레넥톤
진에어 3픽은 쓰레쉬하고 끝납니다.
한화는 약한 바텀라인전 대신 후반가면 좋고 진에어는 초반부터 압박하는 바텀입니다.
4,5밴에서 서로 주의할걸 밴했는데요
한화는 야스오 케넨을 밴하면서 후반한타가서 이기자고 생각하고
진에어는 반대로 탈리야 앨리스를 밴하면서 바텀개입할만한 정글 다 짜르고 바텀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밴이었습니다.
진에어 4픽으로 아트록스
한화는 세주아니와 르블랑
진에어 막픽으로 리산드라
아트록스는 그냥 레넥톤 따라가겠다는 픽이고
르블랑은 정글이 바텀개입하기 쉬운애들 밴되서 힘드니까 미드도 거들겠다
리산드라는 미드반반가면서 한타보겠다
조합을 보면 한화는 이즈유미 극후반 보는 조합이고 약한 바텀을 정글뿐 아니라 르블랑까지 커버해주는 조합
진에어는 바텀이 주도권 꽉잡으면서 유리하게 가겠다.
이건데 미드가 리산드라라서 주도권은 르블랑한테 있습니다.
게다가 막상 리산드라가 CC를 걸기엔 탱커2명은 의미없고 르블랑 이즈도 피하기 너무 수월해서 잘될지 의문인 픽이었네요.
진에어 조합이 애매했던게 차라리 아예 바텀을 위해서 미드도 주도권픽 잡고 밀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결국 르블랑이 크니까 바텀초반이득 다 날려먹고 패배하고 맙니다.
2세트
진형 똑같고 한화가 사일대신 그라가스를 밴하고 진에어는 자야대신에 유미를 밴합니다.
1픽으로 자야를 가져갈 줄 알았는데 한화는 정글이 중요하다 여겼는지 앨리스를 픽합니다.
진에어는 자야 풀렸는데 픽 안됐으니 자야를 고르고 레넥톤까지 고릅니다.
한화는 레넥톤을 따라갈 아트록스와 서폿 쓰레쉬를 고르고 마무리
진에어는 막픽으로 탈리야를 고르면서 끝냅니다.
한화는 서폿만 고르고 진에어는 원딜만 골랐죠. 서로 바텀을 견제해야하니까 한화는 서폿밴 진에어는 원딜밴을 시도합니다.
한화4,5밴 라칸 블리츠.
진에어 4,5밴 루시안이랑 칼리스타로 서로 어울리는 서폿/원딜들을 싹 날려버립니다.
진에어가 4픽 서폿으로 탐켄치를 고르고
한화가 징크스와 르블랑
마지막으로 다시 리산드라를 가져오면서 마무리됩니다.
솔직히 탐켄치픽보다 차라리 브라움이 낫지 않았을까 싶긴했는데
이번엔 진에어가 리산드라, 탈리야, 탐켄치로 짤라먹는 픽
한화도 마찬가지로 앨리스 르블랑등 짤라먹기도 좋은데 한번 죽이면 징크스가 신난다 터지면서 다 휩쓰는 그림 나옵니다.
결국 진에어는 징크스부터 조져야하고 한화는 징크스는 지켜야하는데 정작 지킬 챔프는 쓰레쉬뿐입니다.
밴픽은 진에어가 훨씬 좋았고
2세트에 한화선수들이 정신줄 놓은 플레이를 선보여서 진에어가 이겼다 생각했는데
바론에서 단체로 정신줄을 쳐 놓아버리면서 졌습니다.
질수가 없는 게임을 본인들이 집어 던졌죠
진형 변화없고
한화는 볼리베어 그라가스를 풀고 대신 리산드라와 유미를 밴합니다.
진에어는 유미를 한화가 밴했으니 다시 자야밴
한화는 아예 밴픽부터 야라가스를 하고 싶었다고 느껴졌고, 바로 1픽으로 그라가스를 잡습니다.
진에어도 어느정도 생각했는지 원딜을 살릴 탐켄치를 고르고 사일러스를 픽
한화 2,3픽으로 레넥톤과 야스오를 고르면서 상체3인은 완성됩니다.
진에어는 3픽으로 일라오이를 고릅니다.
진에어의 밴픽이 대단한게 결국 야라가스 + 레넥은 들어가야하는 조합이고 일라오이의 존 안에서 싸울 수 밖에 없는 챔프들입니다.
상당히 전략적으로 보였고요
진에어 입장에서 상대 바텀은 픽이 안됐는데 자기들은 서폿은 골라졌으니 서폿을 중심으로 견제하고싶고
한화는 아직 진에어가 고르지 않은 미드, 원딜을 견제하고 싶습니다.
진에어 4,5밴은 파이크, 라칸
한화 4,5밴은 르블랑, 이즈리얼
진에어가 4픽으로 아트록스를 고르고
한화는 카이사 알리스타로 바텀조합을 짭니다
그리고 진에어는 막픽으로 베인을 고르면서 완료
한화는 선공권이 있고 야라가스 궁연계 OR 알리쿵쾅 야스오궁으로 선공에 모든게 달렸고
진에어는 그 선공권 어떻게 막으면 일라오이 궁 + 아트록스가 상대 정신을 빼놓고 베인은 존나게 구르면서 다 패잡는 조합
근데 중요한 원딜을 살릴수있는 탐켄치가 있어서 진에어가 또 조합은 우세하게 가져갑니다.
실제로 한화가 초반 일라오이가 약한타이밍에 일라오이를 후비면서 초반에 우세했지만
중반에 일라오이와 베인 화력으로 비비기까지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또 뇌절대전 끝에 이기는 법은 아는 한화생명이 이기는 법을 잊어버린 진에어를 쓰러뜨리고 3:0 승리를 거머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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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입장에서 너무나도 아쉬운게 진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전세트 다 있었습니다.
1세트는 생각대로 바텀이 초반부터 우세했었고
2세트는 바론직전까지 어떻게해도 진에어가 질수도 없었고
3세트는 불리한거 약우세까지 끌어올렸는데 결국 오더없고 크랙없는 팀이라서 거기서 결단을 못 내리고 승리를 내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모기업에서 지원이 줄어서 상당히 어려웠고, 그 와중에서도 여기까지 버텨온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화는 반대로 지원을 그렇게 빵빵하게 받았으나 승강전까지 내려왔고
상대가 진에어가 아닌 크랙이 1명이라도 있거나 중후반 오더 1명이라도 있던 다른팀이라면 다졌을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겼으니 됐다는 상윤선수의 말마따나 이겨서 잔류에 성공했으니 당장은 됐겠지만
결국 자신들의 한칸 아래였던 진에어는 없어지고 승강전에서 패배했던 APK가 올라와서 다음 2020 스프링 시즌 전망이 매우 암울합니다.
승강전 폼만 보면 진짜 진에어보다 조금 낫다 정도이지 챔스에서 다른 팀과 비빌 수 있을지에는 의문입니다.
챌코로 내려간 진에어
어떻게든 잔류에 성공한 한화생명
그리고 승강전에서 하위2팀을 때려잡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APK
세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다음 롤챔스가 기대됩니다.